TSMC 애리조나가 속한 전력회사는 삼성 오스틴 쪽보다 산업용 단가가 50% 높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에는 투자액과 일자리 수가 따라붙지만 그 공장이 전기를 얼마에 사는지는 좀처럼 따라붙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 반도체 공장 스물아홉 곳의 좌표를 규제 기관 기록에서 받아 그 자리를 담당하는 전력회사를 찾았다. 그런 뒤 그 회사가 산업용 고객 전체에서 실제로 거둔 매출을 판매량으로 나눠 단가를 셌다. 주 평균으로는 보이지 않던 차이가 공장 하나하나를 짚자 그대로 드러났다.
공장이 내는 전기 값은 주 평균으로 말할 수 없다
미국 전기 요금을 이야기할 때 흔히 드는 주 단위 평균은 한 주 안의 모든 전력회사를 뭉뚱그린 값이라서 공장 한 곳이 실제로 치르는 값과 멀다. 미국의 전기 판매는 지역 독점이라서 어떤 전력회사 구역에 들어가는지가 부지를 고를 때 함께 정해진다. 그래서 같은 주에 지어도 몇 킬로미터 떨어진 이웃 공장과 값이 갈린다.
이 차이는 웨이퍼를 깎고 씻고 굽는 공정이 쉬지 않고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에서 특히 무겁다. 전기가 사실상 원재료에 가까워서 단가가 10% 다르면 해마다 나가는 돈이 그만큼 달라진다.
좌표는 규제 기관에서 받고 단가는 신고 실적에서 읽었다
공장이 어디 있는지를 회사 보도자료에서 가져오면 도시 이름까지만 나오는 일이 많다. 도시 중심 좌표와 실제 부지가 2킬로미터만 어긋나도 담당 전력회사가 바뀐다. 그래서 배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시설의 좌표를 규제 기관이 등록해 둔 미국 환경보호청 준법감시 기록을 썼다.
단가도 마찬가지로 어딘가에서 추정하지 않고 전력회사가 해마다 신고한 실적에서 읽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이 해마다 전력회사에서 받는 판매 실적 보고에는 산업용 고객에게 받은 매출액과 판 전력량이 함께 들어 있다. 매출액을 전력량으로 나누면 그 회사가 실제로 받은 단가가 나온다. 요금표에 적어 둔 값이 아니라 한 해 장부에 실제로 찍힌 값이다.
전력 관련 공공 API 가운데 좌표를 넣으면 담당 전력회사와 요금을 돌려주는 것이 있다. 편하기는 하지만 그 요금은 모델로 추정한 값인 데다 시점도 분명하지 않다. 같은 부지를 두고 신고 실적과 맞대어 보니 차이가 작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조지아 공장이 속한 전기조합은 추정값으로 0.0888달러였지만 신고 실적으로는 0.1060달러였다. 앞의 값으로는 조지아 평균보다 싸 보이는 공장이 뒤의 값으로는 비싸진다.
그래서 이 글은 그 API 를 어느 전력회사 구역인가를 판정하는 데만 쓰고 값은 신고 실적에서 읽었다. 좌표를 어느 전력회사 구역에 넣을지 판정하는 일은 그 API 만 할 수 있다.
텍사스에 모인 팹들은 거의 같은 값을 낸다
스물아홉 곳을 단가가 싼 순서로 세우면 위쪽에 텍사스가 몰려 있다. 삼성 오스틴과 NXP 오스틴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댈러스 공장은 같은 전력회사 구역에 들어가 0.0683달러라는 같은 단가에 묶인다. 텍사스는 산업용 주 평균 자체가 이 표에 나온 어느 주보다 싼 7.07센트다.
| 공장 | 주 | 산업용 $/kWh | 주 평균 ¢ | 대비 |
|---|---|---|---|---|
|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태퍼드 | 텍사스 | 0.0672 | 7.07 | 0.95 |
| 헴록 반도체 클라크스빌 | 테네시 | 0.0676 | 7.13 | 0.95 |
| 실트로닉 포틀랜드 | 오리건 | 0.0676 | 8.92 | 0.76 |
| 삼성 오스틴 | 텍사스 | 0.0683 | 7.07 | 0.97 |
| NXP 오스틴 | 텍사스 | 0.0683 | 7.07 | 0.97 |
| 한화큐셀 달턴 | 조지아 | 0.0723 | 10.03 | 0.72 |
| 마이크론 매너서스 | 버지니아 | 0.0740 | 10.07 | 0.74 |
| 마이크론 보이시 | 아이다호 | 0.0815 | 9.02 | 0.90 |
| TSMC 애리조나 | 애리조나 | 0.1021 | 9.35 | 1.09 |
| 글로벌파운드리스 에식스정션 | 버몬트 | 0.1084 | 13.07 | 0.83 |
텍사스 안에서도 갈리는 곳이 있어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리처드슨 공장은 도시가 달라 전력회사가 다른 탓에 같은 회사 댈러스 공장보다 높은 0.0770달러 구역에 든다. 한 회사가 한 주 안에 여러 공장을 두어도 전기 값은 공장마다 따로 매겨지고 하나로 묶이지 않는다.
주 평균보다 비싼 곳은 셋뿐이고 그 안에 TSMC 애리조나가 있다
스물아홉 곳 가운데 스물여섯 곳은 속한 전력회사의 단가가 자기 주 평균보다 낮다. 전기를 많이 쓰는 공장이 싼 구역을 고른 결과로 읽힌다. 그렇게 단정하려면 부지를 고를 때 무엇을 보았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어야 한다. 평균을 넘는 곳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리처드슨과 3M 컬럼비아와 TSMC 애리조나 셋뿐이다.
TSMC 애리조나 쪽 단가 0.1021달러는 애리조나 주 평균 9.35센트보다 9% 높고 같은 표에서 가장 낮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태퍼드 쪽과 견주면 52% 높다. 최근 미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반도체 투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눈에 걸리는 값이다.
왜 그런지를 이 기록이 답하지는 않지만 표 자체가 그 물음에 절반쯤 대신 답한다.
주 안에서는 싼 구역을 고르고 주를 고를 때는 그러지 않는다
전기 값이 이렇게 다른데 왜 거기에 지었는가는 자연스러운 물음이다. 스물여섯 곳의 단가가 자기 주 평균보다 낮다는 것은 주를 정한 뒤에는 싼 전력회사 구역 쪽으로 갔다고 볼 만한 쏠림이다. 우연히 그렇게 되기는 어려운 비율이지만 부지를 고른 이유가 적힌 기록은 아니다.
나머지 절반은 정반대쪽을 가리킨다. 주를 고르는 단계까지 올라가면 그림이 바뀐다. 가장 싼 텍사스와 가장 비싼 애리조나에 모두 큰 팹이 있으니 주를 고르는 단계에서는 전기 값이 앞선 조건이 아니었다고 읽는 편이 표와 맞는다. 전기 값은 주가 정해진 뒤 부지를 좁히는 단계에서야 비로소 작동한 조건으로 보인다.
그 차이가 해마다 얼마짜리인지는 그 공장이 전기를 얼마나 쓰느냐에 달렸다. 큰 팹이 한 해 1테라와트시를 쓴다고 놓으면 두 구역의 단가 차이는 해마다 3,380만 달러에 해당한다. 쓰는 양이 공개되지 않으니 이 숫자는 크기를 가늠하려고 세운 가정이다. 공장 하나를 짓는 데 드는 돈과 견주면 큰 수가 아니지만 해마다 되풀이된다는 점에서는 작은 수도 아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려면 회사가 스스로 밝힌 이유를 담은 기록이 있어야 한다. TSMC 의 연차보고서에서 애리조나를 고른 이유를 찾아보았지만 그런 문장은 없었고 연방 보조금 기록에서도 이 공장에 들어간 금액을 확인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 글은 용수나 인력이나 세제 같은 이유를 짐작해 적지 않는다.
가장 크게 깎인 곳은 조지아의 태양광 공장이다
스물아홉 곳을 주 평균 대비로 다시 세우면 한화큐셀 달턴 공장이 0.72로 가장 낮다. 조지아의 산업용 평균이 10.03센트인 데 반해 이 공장이 속한 전력회사는 7.23센트를 받는다. 버지니아 평균의 0.74에 있는 마이크론 매너서스까지 두 곳 모두 비싼 편에 속하는 주에서 싼 구역을 잡은 셈이다.
버몬트의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절대값이 0.1084달러로 표에서 높은 쪽이지만 버몬트 주 평균이 13.07센트라 대비로는 0.83이 된다. 절대값과 주 평균 대비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이 표를 읽을 때 가장 조심할 대목이다.
스물세 곳은 셀 수 없어 뺐다
미국의 일부 주는 전기 판매에 경쟁을 열어 두어서 전력회사가 송배전만 맡고 전기 자체는 공장이 따로 고른 사업자에게서 산다. 그러면 전력회사 장부에는 배전 요금만 남아 단가가 실제의 몇 분의 일로 찍힌다. 오하이오의 한 전력회사는 산업용 1.8센트로 신고돼 있지만 같은 주 평균은 10.95센트다.
공장이 실제로 치른 값은 경쟁 사업자와 맺은 계약에 있고 그 계약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은 그런 주를 뺐고 인텔 오코티요와 온세미 이스트피시킬을 포함한 스물세 곳이 표 밖에 있다. 표에 남은 것은 발전과 판매가 한 회사에 묶여 있어 장부 하나로 값이 드러나는 주의 공장뿐이다.
이 표가 말하지 않는 것
이 표를 다른 자료와 견주기 전에 분명히 해 둘 것이 셋 있다. 첫째로 여기 적은 단가는 그 전력회사가 산업용 고객 전체에서 받은 평균이라서 따로 협상하는 큰 공장의 청구서와는 다르다.
둘째로 업종 분류는 시설이 스스로 신고한 것이라서 큰 팹과 작은 전자부품 공장이 한 코드에 섞여 있다. 캘리포니아에 몰린 여섯 곳은 인쇄회로기판과 접착 필름을 만드는 사업장이다. 셋째로 이 표는 미국만 다루기 때문에 같은 회사의 한국이나 대만 공장은 이 사슬로 셀 수 없다.
독자가 다음에 확인할 날
판매 실적 보고는 해마다 나오므로 같은 셈을 이듬해 자료로 다시 돌리면 값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대로 견줄 수 있다. 전력회사가 산업용 요금을 올렸는지, 공장이 계약을 바꿨는지가 한 해 뒤에 숫자로 드러난다.
먼저 볼 것은 증설이 이어지는 TSMC 애리조나로, 같은 전력회사의 산업용 단가가 그대로 머무는지 아니면 큰 고객이 늘면서 움직이는지를 보면 된다. 다음은 소매 경쟁 주에 있는 공장들로, 주가 제도를 바꾸면 그때부터 단가를 셀 수 있다.
어떻게 셌나.
공장 목록은 미국 환경보호청 준법감시 기록에서 업종 코드 334413·334412 로 받고 대기 주요배출원만 남겼다. 업종 코드로만 받으면 2,145곳이 나오는데 그 안에는 작은 전자부품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주요배출원 조건을 걸면 56곳으로 줄고 실제 공장이 남는다. 좌표는 같은 기록에 규제 기관이 등록해 둔 값을 그대로 썼다.
담당 전력회사는 미국 국립연구소가 제공하는 요금 조회에 좌표를 넣어 판정했다. 단가는 에너지정보청 판매 실적 보고 2024년분의 산업용 매출액을 판매량으로 나눈 값이다. 두 출처의 회사 이름 표기가 달라 낱말 겹침으로 맞췄고 이름이 바뀐 곳은 손으로 이었다.
주 평균은 에너지정보청 월별 소매 판매 통계의 산업용 가격 최근월 값이다. 전력회사 단가가 주 평균의 0.6배 미만이거나 1.6배를 넘으면 배전만 잡힌 것으로 보고 표에서 뺐다. 태양광 산출은 같은 좌표에 1메가와트를 설치했을 때의 연간 발전량이다.
이 셈의 한계. 전력회사 평균이지 계약 요금이 아니다. 소매 경쟁이 열린 주는 빠져 있어 남은 표본이 규제 요금 주로 치우쳐 있다. 업종 코드는 자기 신고라서 잘못 붙은 시설이 섞이고 이름으로 걸러 낸 뒤에도 남는다. 조회일 2026-09-30.
이 글의 용어
- 판매 실적 보고
- 미국 전력회사가 해마다 에너지정보청에 내는 보고. 고객 종류별 매출액과 판매량이 들어 있어 나누면 실제로 받은 단가가 나온다. 이 글의 모든 단가가 여기서 나왔다.
- 대기 주요배출원
- 대기오염물질을 일정량 넘게 내보내 더 엄한 허가를 받는 시설. 규모가 큰 공장이 여기 들어가므로 작은 사업장을 걸러 내는 기준으로 썼다.
- 소매 경쟁
- 전기를 파는 사업자를 수요자가 고르게 열어 둔 제도. 그런 주에서 전력회사는 송배전만 맡아 장부에 배전 요금만 남고 공장이 실제로 치른 값은 공개되지 않는다.